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찐고구마 속에 흐르는 모정
김용란
2018.11.08 59 3
 빨갛고 앙증맞기까지한 가을의 별미 고구마가
찐한 흙냄새 풍기며 밭이랑이에 쌓였습니다
껍질을 벗기면 노랑빛이 먹음직스러워
대충 흙만 털어내고 덥썩 한잎 베어물면
고구마 특유의 향이 입안가득 싸~ 합니다

자주 접할수없는 흙냄새 속에는
고향의 품속같고 어머님의 향기같아 그립습니다
모자라는 양식을 고구마가 대신했고
가을 추수철에는 햇고구마가 선보여
새참때에는 언제나 고구마와 노란주전자에 
찬물이 전부였었지요

장작불에 많은식구들 하루끼니 마련할때에도
어떻게든 아껴야만하던 시절의
흔히 볼수있었던 풍경 
밥솥 한켠에는 자잘한 고구마가 자리를잡습니다
모락 모락 김나는 밥솥 아궁이 앞에 앉으면
어김없이 찐고구마 냄새가 났었고
풋고추 썰어넣은 구수한 된장냄새도 밥솥안에서
흘러나왔습니다

날마다 먹는 먹거리이지만 구수한 냄새는 
시장끼를 더해만가고
찬거리 없이도 식구들 둘러앉으면 
금새 한그릇 먹어치우던 어린날의 풍경입니다

부엌입구 실겅에 올려진 고구마 바구니안에는
밥풀떼기 묻은 자잘한 고구마가
아이들의 간식거리였습니다 
하루 먹을 아이들의 간식거리는 
자잘한 밥풀떼기 묻은고구마 고구마는 밥솥안에만
찌는줄 알았습니다

겨울나기 준비중에 사랑방 안에는 
고구마 가마니가 가득했던 기억 겨울동안
생으로 깍아먹고 삶아먹고 긴 겨울동안
어느집이든 고구마 가마니의 풍경은 비슷했습니다
사랑방 지키시는 할아버지의 풍연초담배 냄새와
어우러진 고구마 가마니의 냄새가 좋았었지요

고구마줄기 하나 버리지않고 먹거리로 변신하던 
알뜰 살림살이를 보여주시던 어머님은 안계시지만
그날의 풍경들은 
가을철이면 고스란히 맛볼수 있는 
시골의 지금이 아름답습니다

여러색깔의 고구마가 선보여 품질과 맛은 좋아졌지만
여전이 아이들에게 외면당하는
고구마의 모습이 왜이다지 포근한지요
고구마에 묻은 진한 흙냄새가 
고구마 밭으로 달려가고 싶은 충동입니다

고구마 밭에 흰수건 두른 아낙의 모습은
분명 우리네 어머님 모습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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