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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생엔 엄마의 엄마로 태어날게
조성윤
2019.04.11 63 0
어릴 적에 엄마를 따라 절에 갔습니다.

절이 깊은 산속에 있으니
가파른 산길을 두세 시간은 올라가야 했습니다.
엄마의 배낭 속에는 부처님께 올릴 쌀과 초가 들어 있었고,
나는 엄마 뒤를 따라 산을 오르다
엄마가 숨이 차고 힘들어하면 뒤에서 등을 밀어드리며
수없이 산을 올랐습니다.
그게 20년 전 일입니다.
그렇게 세상에 의지하고 기댈 곳이 부처님뿐이었던 두 모녀는,
숨 쉬는 하루하루가 고통이었던 두 모녀는
어미젖을 찾는 아기 양처럼
살고자 하는 의지로,
“스님이 되거라” 스승님의 말 한마디에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곧바로 출가를 했습니다.
출가를 하고 다시 십 수년.
엄마는 주지스님이 되고 나는 그 제자가 되어,
스님이라는 이름으로 세상을 살아갑니다.

전생에 만겁의 인연이 있어야만
이생에 부모와 자식으로 맺어지고,
그 만겁보다도 더 오랜 세월과 깊은 인연이 있어야만
이생에 스승과 제자로 만날 수 있다 했습니다.
그런데 엄마와 딸로 만나 이제는 스승과 제자의 인연으로 살아 가니,
우리는 전생에 얼마나 많은 세월을 함께했던 것일까요.

 

<다음 생애엔 엄마의 엄마로 태어날게> 책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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